한걸음 밖에서 바라보기
이상하게도
남에게 섭섭했던 일은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데
남에게
고마웠던 일은
슬그머니 잊혀지곤 합니다.
반대로
내가 남에게 뭔가를 베풀었던 일은
오래도록 기억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줬던 일은
쉽사리 잊어버리곤 합니다.
타인에게
도움을 받거나
은혜를 입은 일은 기억하고
타인에 대한
원망은 잊어 버린다면
삶이 훨씬 자유로워 질 것입니다.
고마운 일만
기억하고 살기에도
짧은 인생입니다.
- 뤼궈룽의《한걸음 밖에서 바라보기》중에서 -
인연이란 것이 세상 살아가면서
이리 구르고 저리 채이다 어찌어찌 하다보니
하나 둘 알아 지는 것 같더이다.
처음에야 천년이라도 기약 할듯 하지만
사람 일이란 것이 사람 속이란 것이
한치 앞도 알기 어렵더란 거죠.
내 부모 죽인 원수 아닌 담에야
이미 정이 들어버린 시간들을
칼로 무우 자르듯이 끊어 버리기란
쉬운일이 아니지요.
수박 겉 핥던 연이야 뭣이 그리 대수겠오만
마음열고 진심 가득 채우다 보니
손에 쥐어진 시간의 편린은
어느 하나 쉬이 놓을 수도
지울 수도 없더란 말입니다.
시간이 흐른만큼 정들기 일쑤이고
시간이 흐르는 만큼 아차하면 상처내기 십상이고
남이야 어찌되든 내 갈길이 더 바쁜 것이고...
좋든 싫든 한세상 같이 짊어지고 가야 할 연이라면
그래도 한번쯤은 나보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서
타인의 자리에서 바라보면 어떻겠습니까.
사랑은 변할지 모르지만 사람사는 정은
사람에게로 사람에게로 흐르게 되어있는 것이
세상사는 만고불변의 법칙이기도 합니다.
다 나 잘난맛에 한 세상 우쭐대며 살아 갑니다.
돌아 보면 나만큼 잘나지 못한 이도 없는데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그들 또한 한 세상의 중심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세월은 흐르고 사람은 떠나가도
우리 사는 가슴속에 기억은 남습니다.
이미 잘라 내어진 인연의 편린들 때문에
사흘이 멀다하고 가슴앓이 하던 날들도 많았겠지요.
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 인연은 말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알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 가면서 오늘을 내일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런지요.
모두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될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다시 찾을 수 있는
그런 자리에 머물거나 남을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어떤이가 한 세상 살아가는
방식일 지도 모르지만...
오늘하루도 고운인연 이어가는
아름답고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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