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ongmac(崇脈)의 세상엿보기

읽을거리/통계, 숫자, 확률

애플 현찰만 112조원 비축 / 애플은 현금 블랙홀

soongmc 2012. 1. 28. 03:18
728x90
SMALL

현찰편집증 잡스, 쌓아둔 보유 현금이 무려…

[중앙일보] 입력 2012.01.27 00:00 / 수정 2012.01.27 08:35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스티브 잡스
배당 안 하고 현금 비축에만 집착
애플 현찰만 112조원 비축
쿡 등 경영진 처리방법 놓고 고심

10년 뒤 애플. 그때에도 세계 정보기술(IT) 아이콘일까. 아니면 지금 야후처럼 노쇠해질까. 현재로선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대답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엉뚱한 상상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IT칼럼니스트인 마리오 암스트통은 지난해 11월 CNN에 출연해 “애플이 금융회사로 변신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스갯소리였다. 그런데 암스트롱이 웃자고 한 말이 사실이 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이달 25일(한국시간) 공개된 장부(재무제표)를 보니 애플이 어마어마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금 자산이 지난해 말 현재 976억 달러(약 112조2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때 글로벌 IT기업 가운데 ‘현찰 왕’으로 불린 구글(446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액수다. 국내 큰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인 우리은행 총자산(220여조원)의 절반 정도다.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피터 오펜하이머는 “2012년 말엔 현금 자산이 약 1500억 달러(약 17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현찰 뭉치는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유품 가운데 하나다.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1997년 애플은 부도 직전이었다. 애플 금고엔 석 달치 운영자금뿐이었다. 이처럼 부도의 벼랑 끝에 몰려본 잡스는 이후 현찰 편집증에 시달렸다. 현찰이 들어오는 대로 비축했다. 주요 주주인 뮤추얼펀드들이 그 현금을 배당하거나 자사주 매입에 쓰라고 요구했지만 잡스는 콧방귀만 뀌었다.
 
 CEO인 팀 쿡 등 현 경영진은 잡스만큼 현금에 집착하지 않는 편이다. CFO인 오펜하이머는 “현금이 우리 주머니 속에서 불타 없어지도록 하진 않겠다”고 선언했다. 쿡과 오펜하이머가 쓸 데는 뻔하다. 새 기술·서비스·제품 개발에 쏟아붓든지 아니면 인수합병(M&A)에 투입하는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 현찰 편집증을 앓은 잡스의 유품인 현금 다발이 현 애플 경영진의 골칫거리(?)인 셈이다.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