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전문가들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백두산이 화산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
비전통신은 작년(2010) 11월22일자로 [백두산 폭발]에 관한 기사를 내 보낸바 있다. 그 이후 전문가들의 급박한 지적이 있어 또 다시 백두산 폭발을 특집으로 엮어본다.
2002년 6월 28일 두만강 하류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는 7.3에 달하는 강진이었다. 규모 7이상의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이 힘이 백두산 지하에 저장된 마그마에 전달됐고, 이것이 화산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두만강 지진 이후 백두산 지역의 지진 발생 수는 늘었고, 2003년 6월 들어서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7년 들면서 지진 발생 횟수가 다소 잦아드는가 싶더니 올해 2월 경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경계 지하에서 규모 7에 달하는 지진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급하게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폭발할 경우 백두산 천지에 담긴 20억 톤에 달하는 물과 함께 화산재가 분출될 경우 세계적인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은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4개 층으로 형성된 마그마
백두산은 북한 양강도 삼지연군과 중국 지린성 경계에 있으며 최고봉은 장군봉(해발고도 2750m)이다. 천지 수면의 해발고도는 2189m이며 최대 수심은 374m이고, 주변에 높이 2500m 이상의 칼데라 외륜산이 둘러싸고 있다.
백두산 천지는 중국 송화강의 시작점이며, 백두산에서 흘러내린 물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이어진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한국의 기본 산줄기이다.
20년째 백두산을 연구하고 있는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학과 윤성효 교수는 작년 6월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처음으로 경고하며 학계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그가 백두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1년경이다. 당시 백두산 천지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폭발 가능성이 있는 젊은 화산이라는 점을 알아 차렸다.
부산대학교 윤성효 교수.
20년 째 백두산 연구에 집중하는 윤 교수는 거의 매년 백두산에 오른다.
윤 교수 뒤로 백두산 천지가 보인다.
윤 교수가 일본이나 뉴질랜드,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목격한 칼데라는 대부분 둥글거나 간혹 긴 타원형인데 백두산의 경우 세 개의 분화구를 합친 것 같았다. 폭발이 한 번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윤 교수는 백두산 주변에 식생이 전혀 없는 점을 보며 폭발이 얼마 전에 있었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이 때문에 당시 그는 “백두산은 폭발한 지 얼마 안 된 위험한 화산이다”고 지적했다.
이후 과학자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백두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고 남북이 전문가회의를 갖고 학술회의와 답사를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윤 교수의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과거와 현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내놓은 ‘결론’ 이다. 10세기에 있었던 대폭발이 천 년이 지난 지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윤 교수와 만나 백두산 화산 폭발의 전조와 최대 규모의 폭발이 있을 경우 발생하는 피해, 필요한 감시 체계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먼저 백두산 화산 폭발의 전조현상을 언급하기에 앞서 화산 분화 가능성을 평가할 때는 화산 주변에서 발생하는 평상시와 전혀 다른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이 현상은 눈으로 관측하고 기계로 감지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가장 중요한 단서는 화산 주변에서 화산성 지진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느냐다.
화산성 지진은 일반적인 지진과 다르게 떼를 지어 나타나고 규모도 0에서 시작해 2 안팎일 정도로 미세하다. 기계만이 감지할 수 있는데, 진폭이 작고 파장이 크다. 화산성 지진이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 지를 평가하면 분화가 임박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지표면의 팽창이다. 마그마가 부력에 의해 상승하면 지표면이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이를 경사계, 수중계, GPS로 측정해 변화를 살펴본다.
다른 중요한 단서는 화산성 가스 분출 여부다.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수소, 헬륨 등이 평상시와 달리 많이 나온다면 이를 화산 폭발의 전조로 받아들일 수 있다.
“2002년 6월 28일 이후 화산성 지진이 급증했는데 많을 경우 한 달에 270여 회나 발생했다. 그러다 2006년 이후 줄어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지진이 줄긴 했지만 2002년 6월 28일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발생 빈도가 촘촘하고 많다. 2002년 이전에는 단발성과 일회성지진이었지만 이후 조화진동이라고 해서 동시 다발로 발생하는 화산성 지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06년 이후 지진이 줄어 분화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하는데 아주 미안한 이야기지만 2006년 이후에 지표면 팽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2년 대비 2009년까지 천지가 있는 지역이 부풀어 오른다. 산자락에 비해 산꼭대기가 10.4cm 부풀어 올랐다.
천지 주변의 온천 온도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매년 측정한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제가 온천 온도를 처음 측정한 때가 1991년인데 그때 67도~69도였던 것이 작년 11월 13일 영하 17도였을 때 측정해보니 74도에 달했다. 온천의 온도가 상승했다는 것은 온천가스를 뿜어 올리는 지하수의 온도가 상승한다는 것이고 이는 마그마가 다가오고 있으며 열원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2003년에는 암반 균열이 발생했고, 2004년에는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주상절리가 드러나기도 했다. 기포를 뿜어내는 천지에 가스 포집 병을 넣어 분석해 보니 수소와 헬륨 농도가 2002년을 기준으로 최근 10배 정도 늘었다. 수소와 헬륨은 마그마가 다가올 때 발생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표면의 팽창이다. 천지를 중심으로 볼 때 2000년에 지표면은 1cm 정도 이동하고 2002년 대비 2003년의 기록을 보면 최대 변이가 4cm에 달한다. 이렇게 팽창하던 지표면이 잠시 주춤하다가 2006년, 2007년에 다시 팽창한다.”
백두산의 지각이 점점 부풀어 오르고 있다.
윤 교수가 언급한 지표면 팽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땅이 부풀어 오른다는 의미다. 백두산 중국 영토 중 북쪽 지역인 북파와 서쪽 지역인 서파에는 각각 관측점이 있는데 북파의 경우 첫 번째 관측점에서 마지막 관측점의 거리가 25km다.
2002년을 기준으로 2007년까지 수치를 살펴보니 외륜산 가까운 지점이 10cm 이상 부풀어 올랐다. 마치 꽃봉오리가 피어나면 꽃잎의 제일 꼭대기 부분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천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이 융기하면서 10cm이상 이동한 것이고 이는 마그마가 밀고 파고들었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백두산 지형 변화를 살필 수 있는 대목은 더 있다.
일본 방재과학경제연구소가 인공위성으로 관찰해 보니 2004년 대비 2005년 당시 백두산과 인공위성의 거리가 2cm 가까워졌다. 인공위성은 일정한 높이에서 균일하게 돌고 있는 만큼 백두산이 부풀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Q. 가장 최근에 발생한 전조 현상은 무엇인가.
“지표면 팽창이다. 2009년까지 꾸준히 팽창하다 2009년 대비 2010년에 조금 침강해 수축하는 단계다.
또 하나는 작년 11월 8일 백두산 꼭대기 상층에서 이산화황을 관측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이 이산화황이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백두산 상층에서 감지한 만큼 백두산이 뿜어냈을 가능성이 크다.”
Q. 백두산의 주요 전조라고 해도 현 시점에서 수 년 전에 발생한 것들도 있다. 전조가 발생한 후 시간이 지나면 백두산 폭발 가능성도 함께 줄어드는 것 아닌가.
"전조가 한 번 나타난다고 이것이 곧바로 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진이나 지표면 팽창 등이 갑자기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맥박이 뛰는 것처럼 마그마가 부풀었다가 수축하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팍’ 터진다. 감시체계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윤 교수가 컴퓨터 화면을 통해 백두산 주변의 지열 변화를 보여줬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측정한 지열인데, 전조가 발생하지 않았던 1999년과 분명한 전조가 있었던 2002년을 비교하니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천지 동남쪽이 분홍색이나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뜨거워졌다가 차가워지기를 반복하는 지열 변화는 2008년까지 죽 이어졌다.
Q. 백두산 전조현상 기록이 1999년부터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백두산이 위험화산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은 1996년이다. 진단과 함께 중국이 천지에 관측소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서 1999년에 완공해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했다. 중국학자들은 2002년에 발생한 전조 현상이 2014~2015년 사이에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예상처럼 이 때 전조가 다시 나타난다면 12~13년 주기설을 토대로 분화 시점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편 윤 교수는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와 남북경제협력포럼이 주최한 ‘백두산 화산폭발과 남북관계’ 남북경협포럼에서 “백두산 폭발로 북한에서 대량난민이 발생하고 체제가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먼저 “백두산이 폭발해 분연주라고 부르는 화산재 기둥이 상공 20km로 치솟을 경우 양강도 온 지면에 1m에 달하는 화산재가 쌓일 것"이라며 "함경도까지 10cm에 달하는 화산재가 쌓이고 이 화산재는 동쪽으로 바람을 타고 이동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화산재가 1m 쌓일 경우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은 모두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윤 교수의 해석이다.
실제 화산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 화산재가 폐로 들어가면 허파꽈리를 딱딱하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호흡이 불가능해진다.
화산재가 체내 수분과 만나면 강한 황산으로 변해 인체를 태울 수 있다. 화산재의 위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모든 교통수단이 멈추고 전기와 전화선이 끊어지며 식수도 오염된다. 생태계 교란도 피할 수 없다.
화산폭발 때 백두산이 분출한 화산재가 강수와 혼합할 경우 압록강과 두만강 주변에 화산이류가 발생하면 강 주변은 그야말로 초토로 변한다.
화산이류는 화산재와 토사가 물과 뒤섞인 걸쭉한 반죽 같은 것인데 강력한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어 건물이나 댐, 교량 등 닥치는 모든 것을 부서뜨린다. 만약 두만강 유역의 수위가 1미터만 높아져도 일대 마을을 모두 파괴할 수 있다.
윤 교수는 또 “백두산의 과거 분화 이력으로 보아 화산재 분화 말기에는 분화구 주변에 화쇄류가 발생해 산 사면과 골짜기를 따라 이동하고 이때 산불이 발생해 황폐하게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피해 가능성을 토대로 윤 교수는 “백두산에서 만약 10세기와 같은 폭발적인 분화가 발생할 경우 북한에서 예기치 못한 대량 난민이 발생하거나 체제 붕괴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정치경제적 혼란을 틈타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북한 정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비한 대피 훈련을 실시하는 등 사실상 사전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이 지난 2003년부터 백두산 화산활동을 전문적으로 감시해 왔고 중국 측과도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은 양강도의 한 소식통의 말을 빌려 ‘백두산 탐험대’에 소속돼 활동하던 김정숙 사범대학 역지학부(역사지리학부) 지리학 강좌의 교수 2명이 백두산화산활동과 관련한 연구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다녀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처하기 위한 사전준비에 돌입했으며, 작년 가을부터 양강도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보천군에서 화산 폭발에 대비한 주민대피훈련도 있었다.
2012년 완공 예정이던 백두산관광철도건설의 갑작스런 중단이 백두산 화산 폭발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철도 건설은 지난 2008년 11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3만 명의 인원이 동원됐지만 공사 시작 열 달 만에 돌연 중단됐다. 그간 재정난 때문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지만 백두산 화산 폭발의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은 처음 나온 것이다.
이 방송은 또 양강도 감자연구소에서 활동하는 한 연구원이 “지난 2003년부터 평양지진연구소에서 별도로 화산연구소를 분리시켰다. 화산연구소 전체가 백두산 탐험대에 속해 정밀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연구원은 화산 폭발이 있을 경우 중국의 동북지역 개발계획에 막대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 북한 당국이 중국 측과 양강도와 함경북도 일대의 개발 협상을 급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