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마 / 문정희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에
그 은밀한 곳에서 일어나는
신전 주위를 맴도는 관광객이다 굳이 아니라면 신의 후손일지도 모른다
후계자를 만들려고 애를 쓴다
치마 속에 확실히 무언가 있다
참혹하게 아름다운 갯벌이 있고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죽는
팬티 / 임보
그렇구나
남자들은 황홀한 밀교의 광신도들처럼
옷이 다 벗겨진 채 무릎이 꿇려
모천으로 기어오르는 연어들처럼
남자들도 그들이 태어났던 모천의 성지를 찾아
그러나,여자들이여,상상해보라
문정희 시인의 「치마」와 임보 시인의「팬티」를 읽고..... 치마를 올릴 것인지? 바지를 내릴 것인지? 이것이 문제로다
세상의 빨랫줄에서 바람에게 부대끼며 말라가는 것 또한 삼각 속에는 *대리석 두 기둥으로 받쳐 든 신전이 있고
사각 속에는 그 깊고도 오묘한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가 있다고
문정희와 임보가 음풍농월 주거니 받거니 진검 승부를 펼친다
옳거니 방폐 없는 창이 어디 있고 창 없는 방폐가 무슨 소용이리
치마와 바지가 만나 밤은 뜨겁고 세상은 환한 것을
참고 : * 문정희와 임보 시에서 차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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