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5일
화개정원
늦가을을 장식한 화개정원의 국화들
화개산 정상은 비구름이 점령했다.
우산 쓰고 산행이다.
화개정원 입장료 오천원.
모노레일 왕복 1만2천원. 모노레일 운행시간이 편도 18분인데,
대기시간이 오늘 오후 기준 30분 이상이니,
차라리 걷는게 훨씬 빠르다.
어자피 화개정원의 꽃밭도 들러봐야되니, 걷는게 상책이다.
자전거 탄 풍경이 펼쳐진다.
무료입장이었던 봄에 왔을 때, 오른편 민속놀이 공간에서
어떤 남자가 부인(?)한테 곤장으로 줘터지는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집에 가서 부부싸움 안했는지 궁금했었다.
전에 들렀던 그 행로대로
발지압길을 따라 연산군유배지로 간다.
빗줄기는 좀처럼 그칠줄 모르고, 하염없이 쏟아붓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내는 전망대.
강화군의 군새인 '저어새'의 형상으로 만들었다는
저어전망대의 화려하고도 거창한 모습이다.
위리안치
연산군 유배지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세번째 방문인데,
등장인물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주연과 조연을 모셔봤다.
안에 있는 인형들이야 그렇다치고,
밖에서 비 쫄딱 맞는 군상들은 꽤나 서럽겠구나!
'석가산'이라 이름붙여진 곳에서 부터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몇군데 작은 폭포를 이루었고,
잘꾸며진 공원에 국화꽃 향기 은은하다.
8개소의 솥단지 투어 이벤트를 완료하면 강화쌀을 상품으로 받을 수 있다는데,
화개산의 '蓋, 자가 덮을 개다.
솥단지를 덮은 것처럼 산의 모양이 생겼다는 거다.
그래서 곳곳에 솥단지를 걸어놓았다.
동쪽방향 울타리 옆 튤립나무 사이로 모노레일이 꾸역꾸역 기어오르고 있다.
산중턱에 길게 드리운 하얀 울타리옆으로 등산로가 있을테고!
가을이라 해서 국화만 있는 게 아니다.
수크령도 꽃대를 올려 씨앗을 달고 있고, 빨간 피라칸사스열매도 무리지어 가꾸어졌다.
딱 한그루 찾아낸 바나나 나무에,
어랍쇼? 자세히 보니 바나나가 열렸어!
칠자화가 곳곳에 많이 심어져 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일곱아들꽃이다.
영어로도 seven son flower
그런데 특이하게도 두번 피는 꽃이다.
하얗게 꽃이 피었다가, 그 꽃이 진 후에
빨간 꽃받침이 남아서 마치 꽃처럼 보이기 때문이란다.
지그재그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제법 시간이 소요된다.
저 앞에 모노레일 선로를 지나 오른쪽 비탈부터는
같은 길이지만, 정원길이 아닌 산길로 구분할 수 있겠다.
시야가 조금 트이면서
고구저수지가 드러났다.
철문이 있는 곳에
전망대까지 770m라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1km 남짓 거리가 정원을 통해 오르면 두배로 늘어나는 요술을 부린다.
넓은 논밭도 시야에 들어온다.
보이는 대부분이 간척지로,
강화 간척지의 역사는 800년 전부터 이어졌다고 하니 대단할 따름이다.
길은 숲을 따라 이어지고
바닥은 빗물에 반질거린다.
안개 구름이 이리저리 흩어지기도 하고,
숲길 시작점을로부터, 새로이 데크계단을 만들고 있다.
도로를 빙글빙글 도는 것보다 거리는 많이 짧아지겠지.
위쪽을 바라보니,스카이워크 둥그런 구조물이 우주비행선 처럼 머리위에 떠있다.
마루금 안부의 모노레일 승차장.
후에 인지했지만,
이곳이 화개산정상과 봉수대 중앙 쯤 되는 곳이다.
전망대 뒤로 보이는 소나무 데크길을 통해 여기를 통과해서 화개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승차장 옆 전망대가 있고,
동전 망원경도 두대 설치된 곳에서 바라본 저어전망대의 옆 모습.
'엄청나다'라고 표현할 수 밖에 !
데크길 옆 북한 땅 안내도.
오늘은 흐려서 조망 불가.
앞쪽 과 뒤쪽에 눈알처럼 한쌍의 건물이 있는데
앞쪽 건물은 엘리베이터로 스카이워크로 갈 수 있고,
여기 뒤쪽 건물은 카페쉼터로 되어 있고,
잠시 쉬면서 오천냥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고,
내부 계단을 통해 스카이워크로 올라간다.
눈알처럼 생긴 창문 베란다공간에서 내려다 본 화개정원 일대.
비를 맞아가며 포즈 잡아본다.
유리로 된 스카이워크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미끄럼 방지 차원.
나중에 정상가는 길 찾아 우왕좌왕 했는데,
내려다 보이는 울타리 너머 왼쪽에 봉수대터가 보인다.
남쪽 방향
교동읍성이 있는 읍내리.
뒤로 큰 섬은 석모도이고,
왼편에 상주산은 구름에 가려져 있다.
막연하게 모노레일 승차장 주변에 정상가는 길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승차장으로 내려가 주변을 샅샅이 훓었지만, 쥐새끼 한마리 새 나갈 구멍도 없다.
곰곰히 머리 굴려, 전망대 뒤로 내려가면 예전에 올라오던 산길이 있지않을까 하여,
보이는 전망데크 뒤로 가보니,
왼편으로 돌아가는 흔적이 보인다.
이제 생각났다.
봉수대.
왼쪽에 보이는 담장을 따라 곧장 가면 되겠구나.
그리하여,
모노레일 승차장을 지나왔다.
아마도 화개정원 입장료와 관련되어
이렇게 울타리를 튼실하게 잘 만들었나 싶다.
화개정원 울타리와 이별하자마자,
로프난간길로 이어지고,
저 앞 빈대떡을 쌓은 것 같이 보이는 바위를 타고 넘는다.
강화 화개산 청동기 암각화가 있다.
위편 조그만 그림은,
이것 보다 아래족에 있는 별도로 발견된 암각화인데,
누가 가져갈까봐 와이어로 묶어놨다.
정상 마루금이 보이고,
직전에 이정표가 있는데,
봉수대로부터 200m 지점이다.
보이는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약수터와 효자묘를 통해 내려가는 등산로.
화개산 정상부로 오르는 마지막 관문,
커다란 바위 사이로 ~
예전 태풍 때 망가졌던 감시초소 상부는 없어지고,
달랑 지지대 사다리만 남았고,
날아가 지붕은 방치된 채 뼈대만 남았던 정자 '재운정'은 아예 사라졌다.
블랙야크 섬산 화개산(259.6m) 인증
석모도 방향을 조망하는데,
잡목이 가려 눈이 피곤하구나.
그래서
안내도를 보면서 조망놀이 대신했다.
뒤돌아 봉수대로 올라간다.
산길을 막아 전망데크를 만들었기에,
등산로는 없어지고, 대신에 데크로드로 연결해 놓았다
전망데크 시설 옆으로 좁은 등산로.
에혀~
조금 더 인심쓰지 그랬어. 너무 좁다 좁아!
주룩주룩 빗소리 들어가며,
일명 '석가산'으로 명명된 곳까지 내려왔다.
석가산 쉼터 정원의 모습.
강화군의 새 '저어새' 조형물
가까이 가서 보니 고등어를 한마리 입에 물고 있구나
등꽃과 단풍이 만나면 작품이 되나 봅니다.
산아래 거의 다 내려오니,
서서히 비가 그치며 전망대 건물이 뚜렷하게 보인다.
왼쪽 오른쪽 눈까풀이 축쳐진 저어새
나무뿌리인지, 암튼 그런 종류로 하트를 만들고,
거기 앉아서 인생샷 찍어보라네.
꽂아 놓은 풀은 갈대여? 팜파스여?
가마솥에 백숙을 삷고 있는가?
강화대교 건너오기 전 먹은 청국장비빔밥이 다 소화되었는지~
배가 고프고 구미가 땡기는데,
근처 안락의자에 앉아 백숙 익기를 기다리나,
백숙이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아니다 내가 기다릴 수가 없구나.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추억의 공간에 나무 화석(?)들이 놓여있고,
국화꽃밭 화사롭다.
아따, 이게 웬일이여!
연산군 뒤뜰 화단 고급지고~
화개정원 본건물 뒤뜰엔 연못 찰지네!
사슴과 조랑말 뛰노는 꽃밭은 또 어쩔 것이여.
다시 자전거 탄 풍경으로 정신줄 잡고
화개정원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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