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왕사지 계곡을 나와
13개 남은 주춧돌,
그리고 옛 사진과 자료들을 토대로,
지난해 복원한 산성계곡의 산영루을 만납니다
산영루 계곡 건너편 바위에
음각글씨 옆에 인위적인 듯 지붕으로 얹혀진 바위입니다
이 곳도 망중한을 즐기기에 좋은 한 곳 이었으리라 여겨집니다
복원된 산영루의 모습
한 폭의 그림같은 계곡
그렇게 가뭄이 심한데도 이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비석거리
<1885. 북한산 산영루>
이 사진은 1884년에서 1885년까지 주한 미국 영사관에서 공사직 대리 업무를 맡았던
무관 출신의 'Foulk'라는 분이 촬영한 모습이며
현재 미국 위스콘신대 밀워키 도서관에 보관 되어있는 자료랍니다.
산영루는 북한산을 찾은 선비들이 詩會를 열 던 격조있는 정자였다고 합니다.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 선생 외에 내노라하는 당대의 여러 선비들께서
이 근처 풍광을 소재로 시를 지어 읊으셨지요.
<혜촌 김학수옹의 그림 '산영루'>
태고사쪽 계곡물과 중흥사쪽 계곡물이 합수하여 커다란 연못을 만들고
그 연못에 산 그림자가 비추인다 하여 '산영루'라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오마이 뉴스 '내가 만난 그림, 내가 만난 그림' 블로그>
http://abuba777.blog.me/100103688737
[출처] 북한산 산영루(1885)의 모습 |작성자 쉐난도
산영루
<정약용>
<추사 김정희>
1717년(숙종43년) 옥오재 송상기의 "옥오재집' <유북한기>
'중들이 산영루를 중수하였고 단청질이 이제 막 끝났다.
자리를 펴고 앉아 난간 아래를 보니 물빛 속에 산그림자가 드리웠다.
산과 그림자가 아래위로 이어진 모습을 보니 눈과 귀가 맑아지고
정신이 확깨는 것이 참으로 즐길만한 경치였다.'
1745년(영조21년) 성능이 편찬한 '북한지'에 월곡 오원
청려장(靑藜杖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을 짚고 이리저리 냇물의 동서를 거니노라면
겹겹이 둘러싸인 산봉우리에 서리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해진다.
가을의 나무들, 길 떠나려는 말(馬)을 제 자리에 묶어두고
텅 빈 누각, 차마 나로 하여금 맑은 시냇물과 이별하지 못하게 해
높은 성의 웅장한 규모, 인력(人力)의 많았음을 헤아릴 수 있겠구나.
제(伯弟,叔齊)의 그 기백, 천년이 흘렀어도 새 울음소리 속에 전해지고 있네.
원대한 지략 없는 이 못난 서생, 부끄럽기 그지없어라.
지닌 것이라곤 다만 술 한독에 나막신 두 짝뿐이로세.
1779년(정조3년) 4월 15일 이엽의 '농은집' <북한도봉산유기>
중성문에서 다시 한두 후를 오르면 정자가 날아갈 듯 서 있다.
폭포 가운데 다가가니, 맑은 여울물이 누각 주춧돌에 부딪쳐 쏟아져 날리는 물줄기와
흩뿌리는 물방울이 마치 옥이 부서져 날리는 듯하고, 거문고 소리가 울리는 듯 했다.
한번 오르니 문득 정신과 뼈 속이 맑고 시원해짐을 깨달았다.
내가 일찍이 멀리서 누각 위의 운자에 화답했었는데,
오늘 올라보니 오히려
'위태로운 돌이 층층이 쌓인 성 속에 높은 누각이 어지러운 폭포 가운데 있네'
산영루 터 모습
<사진출처 : '달하 노피곰 도드샤' 네이버 블로그>
산영루가 바라보이는 계곡 평석에 앉아 시원한 계곡의 바람 맞아가며
김밥과 곡차 한사발 곁들이니 나 또한 선계에 머문 듯 영롱해진다
이제 산영루에서의 호사를 끝내고 다시 갈길을 간다
중흥사 조금 못미친 등로 옆에 '용암약수터'입니다
음용에 적합하다고 하니
정중하게 한 사발 들이킵니다. 손잡이가 제일 긴 박아지로 ㅎㅎ
가뭄에도 의외로 깨끗하네요
중흥사 입구
중흥사로 연결된 목교
앗 !
해당화 !
신두리해얀사구에서 보았던 그 해당화가
이 산속으로 이사왔을리는 없고 ㅋㅋ
사찰에 부속된 밭 곁으로 해당화가 피었습니다
대남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대피소로 오르는 동안 줄 곳 보여지는 광경입니다
등로 옆으로 이렇게 참나무 잎마름병 방제를 해 놓았습니다
관계자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님들 덕에 울창한 북한산을 대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용암문을 코앞에 두고 북한산 대피소 시설에 다달았습니다
헬리포트도 있고요
임시 대피소도 있습니다
모양새로 봐서는 성랑지 성랑채를 표방한 듯 합니다 ?
앞으로 세 칸, 옆으로 한 칸,
지붕은 기와가 아니라서 패쓰 ㅎㅎ
북한산 대피소 모습입니다
잠겨져 있는 밀폐된 방이 좌우로 두칸 열쇠로 잠겨져 있고요
역시나 마찬가지로 좌우로 탁자와 의자가 놓여진 거실 같은 실내가 있습니다
북한산대피소를 조금 벗어나니 성곽주능선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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