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단목령~점봉산
목책 너머의 세상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산객은 그저 조용히 지나쳐갈 뿐인데,
뭔가가 자꾸 뒤에서 잡아당기는 것 같은 야릇한 상상이 엄습한다.
목책을 넘어 조금 진행하여 쉬려 하였으나,
혹시나 소리를 듣고, 국공파가 따라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파른 목봉계단을 허겁지겁 오른다.
단목령에서 0.7km지점 표시목에 계단 옆에 자리한다. [07시 31분]
목봉계단의 에스코트로 된비알을 접수한다.
된비알 끝 부분의 삼각점
된비알이 끝나면서 제법 넓은 평활지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휴식과 식사 중이다.
나도 한자리 끼어들어 에너지 보충한다.
그러는 중에 후미 일행도 도착하고,
권리금 없이 자리를 양도하고 길을 재촉한다.
오래 머물 수가 없다.
땀이 식으니 한기가 몰려오고~
춥~다.
천연의 원시림을 증명하는 고사목도 나름 멋져 보인다.
에효 ~
표시목 벗겨진 곳에 써넣으려면 '11'을 썼어야지.
귀차니즘 발동. 그대로 가자.
눈물을 머금은 함박꽃 한송이. 왜 일까?
"고개를 숙이시오"
겸손한 자 만이 통과할 수 있단다.
내린 비에 서둘러 피운 버섯花
여느 조각가 보다 훌륭한 솜씨로 빚어낸 조형물
이 작품은 또 어떠한가?
식생복원사업
지지대가 넘어진 것도 있고,
무엇을 심었는지는 알 수 없다.
싸리꽃은 비바람에 늘어졌고~
거대한 고목은 언제 생을 마감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삼각점은 이름표도 없고~
자연의 힘은 정말 엄청나다.
점봉 6 표시목과 이정표는
드디어 한몸처럼 결합했다. [08시 55분]
단목령 3.2km, 점봉산 3.0km
오색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한다. [09시 10분]
오색에서 오를 때, 여기까지는 제법 빡세게 오름짓해야 한다.
언제 정비했는지 ~
도로아미타불, 원상복귀 되었다.
복구사업 끝부분을 지날 때 한무리 산객이 점봉산에서 내려온다.
정중히 물어본즉,
필례 계곡에 숨어있다가 국공이 없는 틈을 타 잠입했단다.
총인원은 11명,
그러하다!
우린 인원이 소대병력이니,
저 팀처럼 분대병력 전술의 낮은 포복을 할 수도 없었다.
그 예쁘던 꽃을 다 떨군 큰앵초 무리는
싱싱한 잎으로 내년봄을 기약하는 듯 하다.
그렇지.
4월에 보았던 그 싱싱한 삼나물이
이렇게 성장했다. 지천이다 눈개승마.
도상에 '홍포수막터' 표시되는 곳 같은데,
암튼 점봉산까지는 이제 1km만 더 진행하면 된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면서
살짝 거친길로 바뀌면서, 곳곳에 함박꽃이 함박웃음 터뜨린다. [10시 00분]
된비알을 치고 오르면서
표지목 1번 찾기는 까묵어 버렸다.
세잎 종덩쿨이 자주 관찰되는 좁은 오름길.
관리번호가 붙어있는 주목한그루가 산길의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나온 방향인데, 이쯤에서 진동호수가 보여야하는데,
운무가 세상을 삼켜버렸다.
마타리 인지, 기린초 인지
생명자원산업학과를 전공하지 않은 내가 봐서도 헷갈린다.
설악이다.
왼쪽 아래로 만물상이 어렴풋이 조망되고,
서북능선으로부터 중청과 대청 그 윤곽이 뚜렷하다.
이것이 그나마 괜찮은 그림이다.
관목숲을 헤치고 나가니 정상부 이정표가 보인다.
싸리꽃도 눈여겨 보니 예쁘네
쥐오줌풀은 꽃잎을 떨구기 시작하고~
참조팝 군락지
백당나무 꽃밭 뒤로
설악은 운무에 휘둘려 이리저리 춤을 추는 듯 하다.
정향나무도 군락을 이루었다.
해발 1424m 산림청 100명산 점봉산 [10시 23분]
아쉬움에 운무가 거치기를 기다리지만
야속하기만 하다.
범꼬리를 잡고
휘둘러 운무를 걷어 볼까나?
참조팝과 으아리가 만났다.
백당나무
작은점봉산 방향도 운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차가운 바람에 추위를 느끼며 점봉산을 탐한다.
안되겠다.
바람막이 하나 더 꺼내 껴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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