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포근한 낙엽길로만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삼거리에서 내려오는 길 중간 중간에 바윗길 틈새로 내려오는 곳도 있고~
동에서 서로 흐르는 능선길은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고
이쯤에서 1000m고지가 넘은 듯한데, 능선마루금에 눈이 쌓여 있다.
바람이 눈을 몰고와 능선길에 뿌리기에
마루금 길에 실제 내린눈보다 많은 눈이 쌓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오전에 걸었던 현성산과 서문가바위가 발아래 자리하고 먼 뒤로 수도산능선이 보인다.
문바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정상까지는 2.2km를 더 가야한다.
조릿대 숲사이 길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였다.
신발에 눈이 들어가 녹으면 발이 얼 수 있으니 조심조심 럿셀을 따라 간다.
쌓인 눈을 처음 밟고 가는 산뜻한 기분도 좋지만
이렇게 선답자의 럿셀을 따라 길을 걸을 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
구조표시목 1-6
그림보다는 훨씬 가파른 곳이다.
진작에 아이젠을 착용했어야하는데 몇번이고 미끄러운 고비를 지났다.
오후 3 시 5 분 [해발1353m] 금원산 동봉 정상
금원=금빛 원숭이
정상석 후면의 금원산 설명
기백산 3.6km.
기백산까지는 순탄한 길이라는 사전 정보가 있지만,
겨울 짧은 해가 너그러이 봐줄리 없으니,
기백산은 포기함이 옳다.
동봉 정상은 시계가 그리 좋지는 않다.
서봉이 시계는 탁 트인다. 서둘러 동봉으로 이동한다.
서봉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안청 계곡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여기까지 와서 서봉을 가지 않는 것은 서봉에 대한 무례를 범하는 거다. ㅋ
자빠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
서봉과 동봉의 중간에 있는 헬리포터
서봉정상에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아하~ 현성산에서 만났던 산악회 일원 중 두사람이 여기까지 왔구나!
대부분은 삼거리 근처에서 하산했을텐데 말이다.
찬바람에 살짝 상고대가 피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나보다.
갑자기 지난 겨울 만났던 계방산의 설경이 보고 싶은 건 왜일가?
동봉뒤로 남덕유가 노크한다.
그러고 보니 동영상촬영한다고 남덕유산 사진이 없다. ㅠㅠ
현성산은 까마득한 아래로 멀어져 있고~
서봉 정상에 따로 정상석은 없다.
거창한 거창에서 말이다 ㅋㅋ
만들어 놓은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계단이다.
이제 부지런히 산을 내려가야한다.
겨울해는 너무 짧아 자칫 잘못하면 어둠속을 걸을 수도 있으니.
기백산은 눈으로만 만나보고
현성산과 금원산 한가운데 커다란 암봉이 보인다.
저게 바로 납바위 ~
금빛 원숭이를 가두어놓은 바위라는데,,,
바위를 감싸안고 자라는 소나무
이 놈도 참 기구한 운명이구나~
납바위가 거의 눈높이로 올라왔다.
기백산의 누룩덤은
뾰족 솟은 그 모습이 신체의 어느 부분을 닮은 듯 보이고
저 위로 멀어져 가고 있다.
나무등걸로 만든 계단도 있거니와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흙길도 있다.
중간중간 눈이 쌓인 곳과 낙엽이 쌓이 곳이 공존하면서
미끄럼에 대비해 조심조심~
임도로 내려왔다.
내려온 계단과 임도
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계곡으로 등로가 형성된다.
낙엽송 군락지가 한동안 계속되고
유안청 폭포로 접어들었다.
유수량도 적지만 그나마 모두 얼어붙어버렸다
여기는 유안청 제2폭포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지만 엄청 길다.
유안청은 선비가 모여서 공부하는 곳이 있어서 생겨난 이름이고
이 유안청계곡에서
남부군 500여명이 혼욕을 했다는 이야기가 '이태'의 소설에 등장한다.
“5백여명의 남부군이 남녀 모두 부끄럼도 잊고 옥같은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알몸으로 목욕을 했다”
(영화 남부군에서 빨치산 이현상부대가 알몸으로 목욕하는 장면의 촬영지는
이곳이 아닌 장안산 덕산계곡 용소부근이다.
빨치산의 목욕장면은 내연산 제4폭포인 잠룡폭포에서도 촬영했다.)
유안청계곡에서 포도로 나왔다.
벌써 오후 다섯시가 넘은 시각이다.
도로를 따라 걷는다.
태우고갈 차와 연락이 닿아 이곳에서 기다린다.
오후 5시 30분이다.
에필로그 : 단일바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문바위를 거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시간에 쫒겨 기백산까지 종주하지 못함은 황석산 산행시 거망산을 가지 못한 것처럼
못내 아쉬움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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