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0일
17시 13분 횡성휴게소의 하늘
하루 온 종일 운무속에 그 모습을 감추던 대간길 하늘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랬던 것이었다.!
'산림보호구역에서 불법으로 산나물,약초,버섯등을 채취하면 안됩니다.'
"보약이니 해서 마구잡이로 굴취 채취 하지 말자고요"
그래서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07시 20분]
얼렁 빠져나가자,
좁은 오솔길, 관목의 터널,
가파른 내림길.안개비가 내린다.
숲은 온통 운무로 채워지고, 그 을씨년스런 산길을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등에 걸머진 단봇짐에 세상의 근심이 담겼는지 모르지만,
이 산길을 내려섰을 땐 아무런 잡념도 남아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행하듯 산길 거닐며~
헉 !
앞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20여분을 가파르게 내려왔는데,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가슴 깊이 은은한 허락의 울림을 느끼며,
앞으로~
일엽초와 쇄고사리
한의학에서는~
와위(瓦韋)·검단(檢丹)·칠성초(七星草)·골패초(骨牌草)·낙성초(落星草)라고도 한다.
홑잎이 한 개씩 나온다 하여 일엽초라 부른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단단한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자라는데 지름 2~3mm 정도로 가늘고 길며 비늘 조각으로 덮여 있다.
뿌리줄기에서 가지가 갈라지기도 한다.
비늘 조각은 길이 3~4cm의 댓잎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돌기가 있고
투명한 것과 검고 투명하지 않은 것이 있다.
가느다란 수염뿌리는 밑으로 들어간다.
바위나 늙은 나무 겉에 붙어 자란다. 관상용·약용으로 이용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여 사용한다.
큰까치 수영 군락지에서 잠깐 귓말 나누고~
운무 속 몽환의 세계로 오름을 시작한다.
참나무 아래 거품처럼 꽃을 피우고~
오르다보면, 내림길은 필수!
완만한 초원길에
왕관처럼 도도함을 자랑하는 고목 등걸이 경이롭다.
나도 나도 !
신배령 [09시 00분]
두로봉 표지목에서 휴식 포함하여 두시간을 진행했다.
이곳에서 천안에서 왔다는 남진팀과 조우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보이는 방향이 우리가 내려온 방향이다.
온갖 산야초가 무성한 숲을 지난다.
만월봉까지는 1.3km
봉이라 불리우니 오름짓은 당연하고~
작은 봉우리 하나 내려서는 듯 하더니~
이내 오름길로 바뀐다.
'약 200년전 어느 시인이 이 봉을 바라보고 시를 읊었는데,
바다에 솟은 달이 온 산에 비침으로
만월이 가득하다 하여 만월봉~'
해발 1281m [09시 50분]
그 시인이 누군겨?.
만월봉 안내도.
앞으로 가야할 길을 계산해 보니,
구룡령까지 8km가 넘는 거리 !
이쯤에서 서서히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이곳부터는 가끔씩 꽃이름 푯말이 보인다.
오른쪽 푯말에 '개시호'
아항~ 고마워!
응복산 1.5km 표지를 보고 만월봉을 내려간다.
길가로 보호수 주목.
항상 대하는 주목의 아름다움과 세월의 무상함.
대간길의 깊은 역사를 지켜왔을 고고함~
태고의 신비를 새삼 느끼는 듯
뭉클한 감정!
'고개를 숙이시오?"
내가 잠깐 올려줄게 !
간간이 키높이 아래로 뻗은 나뭇가지에,
의도치 않은 격투기 헤딩!
이질풀꽃 딱 한송이.
새우난초
박새와 헷갈리게 하는 이 넘.
귀하게 여기는 아이인데, 길가로 자주 보여준다.
아주 아주 쬐그만 이 넘은
그 크기가 일원 동전 정도지만,
아름다운 그 자태는 여느 꽃에 뒤지지 않네.
나라를 구하려 산에 오른 건 아닌데~
광복절 이벤트 정도는 동참하는 게 맞다.
대한민국 만세!
어느 산우가 이 태극기를 모시고 왔는데~
난 8절 종이에 코팅한 태극기를 준비했었고.
응복산정상 1359m [10시 27분]
정상안부에 무리지어 핀 꽃향유
응복산 정상 안부는 운무속에 고요하고~
조망도 없고,
정상석 대신 표지판이 ~
그래도,
한국의 산하 300명산 중 28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응복산
응복산 내림길에 만난,
귀하디 귀한 인가목 열매.
설악산, 화악산에 이어 세번째 만남이다.
응복산을 내려가며,
이정표 세어 가기.
마땅히 구경거리도 없고~
응복산을 다 내려온 안부
오늘 산행에서 가장 낮은 곳 일게다. [11시 17분]
잡목이 무성한 숲을 헤치고~
마늘봉 1126m [11시 26분]
마늘봉 나즈막한 내림길 이후
가파르고 긴긴 오름을 계속해야한다.
목봉계단과, 로프난간을 의지해서 올라야하는 ~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원시림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고목은
차라리 예술품이다.
하늘금은 언제쯤 나타나려나~
야생화 꽃밭의 아름다움도,
길을 막아서는 풀섶의 얄궂은 심술에 반가울 수 없다.
모야 모야?
여기가 어디?
아직 약수산은 아닌 듯한데~
이 이정표 위쪽에 누군가 써놓은 글씨 '아미봉' [12시 20분]
지도에는 없는 이름인데,
그건 그렇고 약수산은 머나먼 쏭바강?
아미봉(?)을 내려서며 만나는 귀요미들의 위로속에
숲속 운무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산마루금을 찾아보고는,
휴~
저렇게 멀리 ?
설마 주구장창 하강하다가 오르는 건 아니겠지~
오호!
금년에 처음 만난 달걀버섯.
네로황제가 그렇게 즐겼다는 녀석인데,
흰자를 깨고 노른자가 막 피어올랐다.
잠시 희망을 안겨주었던 이정표
구룡령 2.16km
정말?
그렇다면 약수산은 500m 이내 사정거리로 들어온거다 !
♪♩발 맞추어 나가자 앞으로 가자
어깨동무 하고 가자 앞으로 가자 ♬♭ 는
개~뿔 ㅡㅡ
꿈은 사라지고~
앞의 이정표에서 13분 가량을 더 진행했는데,
구룡령 2.8km.
산이시여. 하늘이시여.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아미봉 오름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긴긴 오름길 이었으나,
약수산 오름길은 금방이라도 앞에 떡하니 정상이 나올 것 같다.
아미봉으로부터 100m 넘게 하강하고,
이제 로프난간이 나타나면서, 하늘금이 보일듯 말듯~
또다시 로프 난간길이 이어지고,
다시 끊어진 로프난간이 나타난다.
지긋지긋한 오름길에 누군가가 끊어놓은 듯한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
이럼 안돼!
에휴 2단콤보로 목봉 88계단이 이어지고,
88계단 이후에는 또다시 거친 돌길 로프길
와우!
정상이다.
안내그림판에 조망되는 곳은 대청봉과 한계령.
대간길에 운명을 달리하신 분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고~
그런데, 정상석은? [13시 13분]
여기가 정상 안부인 줄 알았어~ ㅠㅠ
앞 시그널을 보고 계속 가야하는 거야!
이렇게 완만한 바윗길을 돌아서~
약수산 정상 직전의 몇십개 목봉계단을 또 올라 드디어 약수산 정상 빗돌을 알현한다.
1306m [13시 22분]
정상이래야 두어평 남짓
쉴 공간도 없고~
약수=쓴물
입에서 단내나게 한다고 해서 약수산인 줄 알았다.
정상 뒷편에 있는 안내도를 읽어 보니
산아래 명개리에 약수터가 있어 이름지어졌단다.
하산을 시작하며 만나는 사초밭 한켠에
그네처럼 생긴 나무가 유혹한다.
저기 앉아 푹 쉬다 갈까?
천연 원시림의 모습을 닮은
쉼터 간이의자와,
부러진 고목 한쪽 살아숨쉬는 나무
북한의 도발에 대항하듯
치켜세워진 미사일 고목~
약수산 0.7km, 구룡령 0.6km 이정표
고도 200여미터 조금 넘는 하산길이 이리도 멀고 힘들 줄이야!
돌계단 목봉계단
교대로 나타나고~
철망으로 진입금지 표시한 곳의 이정표는
아직도 300m를 더 가야한다고 하네~
발걸음이 너무 무거워!
맘은 천리는 더 갈 수 있을 듯 한데, 무릎팍은 아니올씨다 였다.
구룡령 산림전시관휴게소
"어서와 구룡령은 처음이지?"
원츄 원츄 원추리
보무도 당당하게 구룡령으로 입장하는 길
꽃다발 주는 이 없거늘, 나~
왜 이리도 당당한 거냐!
일만골짜기 일천봉우리 구절양장
구룡령 설명을 필독하고,
어디 계류 없나?
길건너 조침령 방향 기점 살펴보니, 물길은 수려한데 발아래는 ?
좋지?
못참겠지?
그럼 조침령~구룡령 구간에 또 봐~
가성비 좋은 길가 카페
써비스 좋고 맛 좋고~
감자전 곡차 파티 !
홍천군 내면 칡소폭포 가는길
내린천 맑은 물에
찌든 땀 씻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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