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1일
한 주 동안 낮은 봄날씨처럼 화사했다.
금요일 아침 서울은 비가 내렸지만,
고지대인 이곳은 눈이 제법 내려 설경에 설경을 더했다.
네비에 삼양목장 매표소를 찍고, 달려왔다.
11시. 몇 대의 차가 늘어서고 잠시 기다린 뒤 ~
1인 1만원의 표를 구매한 후 매표소를 통과하고,
매점 카페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
목장길 오르막길로~
매표소로부터 동해전망대 주차장까지는 4.5km.
평상시에는 셔틀버스로 오르지만,
동절기에는 자차로 올라올 수 있기에
차량으로 동해전망대 주차장, 그러니까 백두대간 마루금까지 차량으로 올라온 것이다.
그제 내린 눈이 녹지 않아,
확트인 드넓은 평원에서 설원의 풍경을 대하니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
멀리 발왕산 용평스키장의 슬로프 모습도 멋진 작품으로 나타났다.
서쪽 방향으로는
황병산의 부대전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대간 줄기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
대관령 건너 고루포기산, 또 그 너머 안반데기의 풍력발전기
주차장 옆 초지비탈은 눈을 모아 썰매장을 만들었고,~
아이젠을 착용하고 대간길 나들이를 나선다.
눈썰매를 타는 모습들을 보면서
동해전망대로 내려선다.
'일출장관 망망대해 희망의 전망대'
매봉을 향해서~
오른쪽 풍력발전기 날개끝에 대청봉이 걸려있다.
미세먼지 '나쁨' 예보에 날씨도 흐려
대간길에서의 조망은 차마 꿈도 꾸지 못했는데;;;
얼마만의 대청봉 알현인가!
제설작업으로 임도옆에 거대한 눈벽이 쌓였다.
전망대 언덕을 내려가며~
드넓은 목초지를 가로질러,
매봉을 향해 내려서는데,
포근한 날씨 탓에,
아이젠에 눈덩이가 달려붙어 수시로 떼어내야 한다.
비탈이라 아이젠을 벗어버리기도 애매하고~
걷는 중에 펼쳐지는 광활한 산구릉의 모습과 황병산.
몰래 스며드는 비탐구간 대간길에서,
백주대낮 이리도 여유롭게
탁트인 산정 벌판의 이색적인 모습을 대하는 쫄깃하고 짜릿한 감동.
일상적인 종주길이라면,
저 숲 속 어디쯤 낮은 자세로 콩닥이며 지나갈 길인데~
둥그스레한 봉우리 오른쪽에 살짝 치켜든 매봉
동해 바다는 흐릿해 구분하기 어렵고~
언덕배기를 다 내려와
다시 둔덕 오름길
왼편으로는 목초지 임도가 계속되지만
출금표지 뒤로 진행한다.
(임도를 따라 진행해도 산아래 목초지에서 만날 수 있다.)
언덕 양안 먼 뒤로 발왕산
오른쪽 길의 흔적을 따라 숲의 경계를 타고 계속 진행한다.
대간길 흔적 시그널들이 휘날리고~
쌓인 눈에 지나간 흔적이 없으니,
왼편 목초지로 돌아나가기로 한다.
목초지에서 다시 보이는 앞 구릉을 넘고~
목초지 한가운데 넓은 땅 차지했다.
동쪽으로 곤신봉에서 흘러내린 대궁산 줄기가 나타나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이런 모습.
왼편 가장 높은 곳이 주차장이다.
목초지 끝에서 보이는 시그널을 따라 산비탈로 들어가야 한다
엊그제 내린 숫설엔
아무런 통행의 흔적이 없다.
낮은 골짜기를 따라 러셀을 찾아 따른다.
키 작은 관목 가지들이 얼굴을 때리기도 하지만,
불규칙한 발아래 상황들이 더 불편하다.
곧게 길이 뻗었으면야 오직 좋으련만,
선답자의 러셀은 이리저리 불규칙하게 흩어지고~
오른쪽 볼록한 곳이 매봉 정상방향인데
질러 갈 수가 없다.
그림에 보이지 않는 왼쪽으로 한참을 돌고 돌고~
헤쳐나갈 길도 만만치 않네
녹슨 양철 안내판 아래로 철조망이 나타나고,
여기서 우측으로 돌아간다.
시그널을 따라 무릎 닿는 눈밭을 살짝 내려서고~
신나야할 눈밭길이 슬그머니 짜증스럽다.
아이젠에 달라붙은 눈떡도 무겁고~
야트막한 둔덕 위에 손글씨 정상석과, 2등 삼각점이 반겨준다.
도상 직선거리로 계산하면 2km도 되지 않는 거리겠지만,
구불구불 숲속 미로를 헤메이다보니, 거의 3km 거리를 온 셈이다.
동해전망대 왼편 뒤로 곤신봉이 밋밋하게 자리하고,
바로 오른쪽 뒤로는 반달처럼 선자령이 누워 있다.
한 가운데 발왕산,
그 오른쪽으로 평창의 또다른 두타산(박지산)이 보인다.
동쪽으로 황병산과 소황병산,
노인봉의 모습도 나타났다.
역시 가장 먼저 눈이 가는 곳은 발왕산
당겨보니 왼편뒤로 노추산 인듯~
앞 가운데 대궁산.
저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광화문' 기둥에 쓰여진 소나무가 베어진 자리 '어명정'을 만날 수 있다.
능경봉과 고푸포기 산 능선
가운데 박지산
백석산과 잠두산
가운데 응복산, 오른쪽으로 가리봉
가리봉, 점봉산,안산,귀떼기청봉이 나란히 도열해 있다.
그리고 대.청.봉
낮은 곳이지만 막힘이 없는 조망을 즐기고~
왔던 길로 되돌아 가지 않고,
북진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매봉 북진 방향으로 이동하여 짧은 거리로 숲을 탈출했다.
보이는 목책 뒤로 대간길을 지키는 장비들이 있다.
감시카메라, 확성기 등등 여러 시설이 보인다.
여유롭게 황병산 방향을 조망하며,
가운데 풀섶길을 따라 왼편으로 내려간다.
또다른 삼양목장이 골 깊은 곳에 자리하고~
백마봉 뒤 멀리 설악의 산줄기를 다시 바라보고~
뒤돌아본 매봉 하산길
능선을 타고 돌아드니
응봉 표지석이 나타났다.
이 구역 시멘트 표지석의 높이는 절대 신뢰할 수 없다.
소황병산도 그렇고~, 여기도 높이가 1200m로 표시되어 있다.
응봉 표지석을 돌아 내리면서 바라본 동해전망대
봄이 오려나!
두릅 나무에 순이 피려한다.
취나물 씨방은 겨울을 지나 과거속으로 스며들 것이다.
'♠ 산 > 백두대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빼재(신풍령) (0) | 2024.11.26 |
---|---|
백두대간 짬짬이 걷기 / 부항령과 부항댐 (0) | 2024.11.25 |
백두대간 짬짬이 걷기 / 화방재~천제단 (0) | 2022.01.12 |
백두대간 짬짬이 걷기 / 고리봉-정령치-만복대 (0) | 2022.01.12 |
백두대간 짬짬이 걷기 / 닭목령~화란봉 (0) | 2022.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