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가야할 대덕산의 모습
거대한 찐빵 세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상을 해본다.
(지금 배가 출출 하거든 !)
삼봉산과 덕유산이 계속 시선을 이끈다.
저 아래 소사고개를 바라보고,
'탑선슈퍼는 어디쯤 있지?
내일 가야할 농로는 어디쯤이지?' 그림을 그려본다.
대덕산과 초점산 사이 가장 낮은 능선까지 내려왔다.
어떤 곳은 키높이 산죽들이 길을 점령하고,
가끔 싸다구도 한대씩 날라온다.
어느 블로거가 이쯤 어디로 막산타기 하며 올라왔다는 포스팅을 올렸는데,
엄청난 정글을 헤치고 생고생 했다고 했지만,
'그래도 내려갈 때는 덜 하겠지' 기대하면서
나도 지름길을 택하기로 마음 먹었다.
계속되는 산죽길
산죽길을 뚫고 나와 오름길 곁에 작은 바위에 올라 산세를 살핀다.
오른쪽 사면 아래 묵은 임도의 흔적이 뚜렷하다.
'뭐~ 저정도면 별 거 아니네 !' 생각하며
숲 가운데 골을 따라 하산해 임도길로 합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남쪽 거창 방향을 조망한다.
혹 지리산이 보일까 기대해봤지만,
오늘 시계는 더 이상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산행 출발점을 찾아본다.
검정막 비닐하우스 위쪽 사과밭 옆
길가 공터에 붕붕이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또다시 산죽길이 나오고, 억새밭이 앙상블로 이어지는
세개의 동산 중 두번째 동산으로 향한다.
두번째 동산으로 오르며 뒤돌아본 첫 동산의 모습은
아래에서 볼때와는 다르게 말끔한 찐빵의 모습은 사라지고,
잡목과 수풀이 뒤엉킨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다.
또다시 키높이 산죽길
정상이 있는 세번재 봉우리로 오르는 억새숲에서 내려다보니
탱글탱글한 젖무덤처럼 봉긋한 두개의 봉우리가 예쁘다.
억새는 꽃을 다 떨구고,
실버톤을 버리고 빚 바랜 황금색으로 변신하여,
깡마른 모습으로 바람의 노래를 음미하고 있다.
정상부는 제법 넓은 평지를 이루고
헬리포트를 겸한 정상의 모습이다.
두개의 정상석과 이정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어찌보면, 안양산 정상을 축소한 그런 느낌이 든다.
정상석 후면.
대덕산은 남서쪽의 삼봉산(1254m) 덕유산(1614m) 북쪽의 민주지산(1242m) 등과 함께
높이 솟아 있는 산으로 영호남의 분수령이며,
많은 덕을 품고 있는 산으로 거대한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지금까지 이 산에서 기를 받고 뜻을 이루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2013. 8. 20 김천시장.
'나도 기 받자 !'
氣
氣
氣
기 받으니, 힘이 불끈 솟는구나 !
오른쪽 초점산 아래 수도지맥 국사봉이 보이고
그 뒤로 구별될 듯 월매산이 숨겨져 있고,
그 뒤로 수도산 단지봉 시코봉 양각산 능선,
수도산 왼쪽으로 좌대곡령이 보이고,
불꽃 모습의 가야산이 그림 중앙에 자리했다
가야산 왼쪽으로 성주의 형제봉, 독용산이 늘어서고,
형제봉과 가야산 사이에 먼 뒤로 비슬산이 어른거린다.
양각산 뒤로 비계산과 오도산의 실루엣이 제법 환해졌다.
봉긋한 두번째 찐빵 뒤로 거창의 산군들이 출렁이고 있다.
북쪽 방향으로
앞에 삼각형 뾰족한 박석산이 얼핏 구별되고, 그 옆 낮은 곳에 백수리산.
뒤로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 푯대봉 화주산까지 늘어섰다.
화주봉 오른쪽 뒤로 황악산이 살짝 보인다.
뒤쪽으로 무주 청량산, 깃대봉, 백운산이 나란히~
멀리 희미하게 서대산의 실루엣이 나타난다.
중앙 왼쪽 뾰족한 곳은 영동 갈기산, 서대산 오른쪽 앞에 옥천의 대성산도 보인다.
선인봉과 거칠봉 뒤로 적상산이 누워 있고,
왼쪽 뒤 길다랗게 뻗은 산줄기는 덕유지맥의 봉화산.
화주봉(석교산) 뒤로 황악산, 오른쪽 봉긋 솟은 난함산,
난함산 뒤로 흐릿하게 상주의 갑장산이 보인다.
맨 오른쪽은 덕대산.
대덕면 일대.
동쪽 사면으로 조금 내려서서 바라본 초점산
북쪽 방향 덕산재 방향 하산로.
초점산처럼 이런 곳이 또 있네
소나무 터널을 통과하여 하산 시작.
산죽길 통과
첫번째 봉우리 통과
오를 때 조망했던 바위에 올라
다시한번 산 중턱의 임도 확인하는데,
당겨보니, 길 같지 않은 길이다 ㅠㅠ
그래도 흔적은 뚜렷하니 알바할 일은 없겠구나
능선 가장 낮은 이쯤에서 서쪽 사면 조릿대를 뚫고 들어간다.
10여m 조릿대 구간을 뚫고 나오니,
이런 모습이다.
어? 갈만하네 !
초점산과 대덕산 사이 가장 깊은 골짜기로 내려가는 중~
어렴풋이 옛 길의 냄새가 나는 것 같다.
키 높이 산죽을 뚫고 내려와 뒤돌아 본 모습,
발 아래가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길의 흔적이 있는 느낌이었다.
아래쪽에 묵은 임도가 보인다.
비탈을 조심해서 내려선다.
이게 임도인데,
말발도리 등 잡목이 아예 길을 막았다.
뚫고 나가야 한다.
여기는 아예 그물을 엮어 놓은 것 같다.
산비탈로 진행하는 것을 고려하여 위를 보니,
가파른 비탈에 바위더미,
그냥 가던 길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여기는 바위 너덜겅 위로 지나고~
맞다 !
선답자가 이 나무 사이로 빠져나갔다.
밭이 보이기 시작하니,
대충 험한 지역은 지나온 듯 싶다.
뒤돌아 본 임도의 모습.
산림으로 자연스레 복원되게 방치하는 곳으로 생각된다.
토사와 돌들이 밀려 내려와 길을 덮쳤다.
밭 근처로 내려오니
그 생애가 얼마 남지 않은 쑥부쟁이가 살랑사랑 손짓한다.
밭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뒤돌아 본 모습.
대덕산과 초점산 사이 저 능선 가장 낮은 곳을 타고 내려왔다.
개 짖는 소리가 나고,
사유지라서 개를 풀어놨으면 어쩌나?,
무척 걱정했는데, 일단 사유지는 아니고 도유림이네.
폐 하우스 지붕이 너덜너덜,
음산한 분위기에, 잡종견이라도 튀어 나올까봐 노심초사 ~
조심조심 발소리 죽여가며, 살금살금 왼쪽으로 돌아내려간다.
자동차 발통 지나간 흔적이다.
혹시 네잎 클로바 있나?
개 짖는 소리 들리는데, 정신 나갔냐?
집에 가서 그림 보고 찾아 !
절토면의 사토가 줄줄 무너져 내리는 임도.
이 상태로 산림 복원?
물이 흐르는 계곡 위로 길을 연결했다.
길 아래 수로를 매립했겠지.
계곡을 건너와 바라본 지나온 길
군 사격장을 방불케하는 그런 풍경이다.
폭우 피해의 현장
아하 !
그렇구나, 묵은 임도에 소나무 묘목을 식재했다.
산사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묵은 임도의 상태가 어떻든 큰 문제 될 건 없겠다.
하지만,
상태가 너무 심각하네~
울퉁불퉁 제멋대로 패인 모습을 바라보며
한발 두발 아래로 아래로~
헉!
개 짖는 소리가 오케스트라급이다.
도대체 몇 마리여
혹시 목줄 없는 거 아닐까?
대충 보니 모두 묶여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무섭다. 밭을 가로 질러 가지 못하고,
벌벌 떨며 다시 산쪽으로 붙었다.
결국 정지작업된 밭을 이용하지 못하고,
여기로 탈출하여 들머리로 내려간다.
붕붕이가 쉬고 있는 곳으로 돌아와
어설픈 백두대간 느껴보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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